
25년도 끝났어요.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12월의 달력을 넘기며 생각했다.
2025년, 올해는 내 인생 중 하나의 챕터가 끝나는 '마침표'이자,
도대체 앞으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싶은 거대한 '물음표'가 찍힌 해였다고
졸업식 학사모를 던지기도 전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운 좋게도 4학년 2학기를 학생이자 직장인으로 보냈다.
물리적인 나이는 찼고, 신분도 크게 바뀐 한 해였지만
내면의 속도는 아직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 기분이다.
아직도 내면은 17살짜리 어린아이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첫눈 오던 날
25년 12월 4일
이번 겨울 첫눈이 내렸다.
첫눈 치고는 아주 많이 내렸다.
아마 작년에도 첫 눈이 많이 내렸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근데요......
30분 걸리는 거리를 4시간을 걸려 겨우 이동했다.
판교를 벗어나는 것에만 3시간이 걸렸다.
걸어서 집 오는 게 더 빠를 뻔
이런 미친 경험은 처음 겪어본다.
첫눈의 낭만이 바로 사라졌던 날
끔찍했다.
도망가(?)

입사 후 회사에 이상한 사건이 자꾸만 발생한다. 특히 뉴스에서 왜 많이 보이는지..
평화롭게 점심을 먹던 월요일 오전
갑자기 대피 명령이 떨어졌고, 모든 짐을 들고 비상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테러 예정 글로 폭발물 처리반과 경찰들이 쫙 깔렸고
우리는 재택근무로 전환을 하게 되었다.
이후 계속 올라오는 협박글, 이제는 크게 대응을 하진 않는 것 같지만
불안한 건 달라지지 않는다.
덕분에 또 오피스 보안이 강화되어서 로비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송년회




큰 회사의 송년회는 무엇이 다를까
사람도 많고 조직도 많고
한 번에 모여서 하지는 못하는구나
1차, 2차... 조직 계층..?라고 해야 하나, 그룹별로 회식과 송년회가 여러 번 있었건 것 같다.
정신없는 연말
그래도 이런저런 이벤트는 볼만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업무 일지

입사 후 3개월이 지났다. 수습기간은 무사히 지나 보냈다.
연말은 여유롭다는 상식(?)을 깨고 업무가 많이 들어왔던 12월.
여러 개의 기능을 연속으로 개발을 하고 배포과정을 거쳤다.
점점 화면엔 내가 만든 기능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작업한 기능들을 배포하면 수많은 트래픽을 받으며
지표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니 재미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코드 한 줄 한 줄의 위치, 변수명 하나에도 의미와 컨벤션에 집착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생각이 바뀐 건지 나사가 풀린 건지 많이 둔감해진 것 같다.
요즘 자주 "컨벤션을 신경 써주자", "다른 코드의 형태를 잘 참고하고 반영하자"라는 피드백을 받는다.
이전의 내가 상당히 신경 썼던 부분을 피드백받으니,
내가 달라졌나 생각이 들며 기분이 묘했다.
나도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럴까
집중하고 있는 걸까
업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과 커리어,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개발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될 여유가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이 놈 봐라 안 바쁘니 머릿속에 별생각이 다 들지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이
나라는 사람이 더 성숙해지기 위한 더 가치 있는 고민이 될 것 같다.
그래도 맡은 일은 잘 해내려고 하는 건 변치 않다
열심히, 잘, 재미있게, 그리고 신박하게(?) 일 하고 싶다
내년엔 프로덕트도 잘되고, 주변 동료에게 좋은 영향과 영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 학부 기말고사


드디어 4-2학기가 끝났다.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러 학교에 한번 찾아갔다.
온라인 강의인데 시험은 오프라인으로 보네
공부를 1도 못(안)했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문제를 받고 굳어버렸다.
억지로 조건만 맞춰 제출했는데 살짝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A0는 나왔다더라...
이렇게 최종 8학기, 학부 전체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4.24/4.5라고 하네요
0.01 만 있으면 졸업장에 뭔가 찍힌다는데 살짝 아쉽다.
3, 4학년 날로 먹은 것 치고는 괜찮은 학점을 받았다.
이래서 1, 2학년 남들 놀 때 학점 챙겨놓으라는 거였나
졸업심사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별 탈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진짜 간다. 잘 있어라~~
그 외 12월


무려 인천 송도까지 갔던 날
GDG DevFest라는 행사에 참여했다.
전 동료분이 발표한다시길래 발표 구경을 하고 왔고 스피커용 티켓을 처음으로 받아봤다.
나의 취업 기념으로 동료분께 저녁을 샀다. 그동안 내가 아주 많이 얻어먹었는데 뭔가 뿌듯했다.
이 동료분은 기술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으신 분이다.
이야기하면 항상 재미도 있고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 같다.
팬이에요~


"그 동아리 졸업생 모임"
이번엔 몇 년 만에 전부 참석(12명)을 해서 안 갈 수가 없었다.
선물로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에서 산 쬬르디 키링을 사갔는데 다들 좋아해 줬다.
12개를 산 줄 알았는데 11개를 사서 내 거만 없다.
파티룸 빌려서 놀았는데요
닌텐도 스위치가 너무 재밌어서 3시간 동안 했던 것 같다.
첫차 타고 집 갔는데
이제 이 나이에는 못할 짓 같다. 술을 안 마셔서 다행이지

회사 앞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3달 만에 다시 제대로 치는 피아노
이전에 했던 곡을 이어서 새로운 곡을 들고 갔다. (쇼튀드 25-1 , 발라드 1번)
또 쇼팽곡인데
남아있는 위시리스트도 전부 쇼팽곡이란 말입니다....
한창 재미 붙을 시기라 열심히 치고 있다.
새로운 레슨 쌤은 처음으로 남자쌤이다.
잔잔하신데 뭔가 잘 맞는 듯싶기도 하고

이제 어느 정도 생활 루틴이 안정화되어 갔다.
7시 기상, 운동 -> 9시 출발 -> 10시 출근
7시 퇴근 -> 회사에서 저녁 -> 피아노 -> 10시 집 도착
가끔 이벤트가 있으면 깰 수도 있지만
별일 없는 평일에는 보통 이렇게 지내기 시작했다.
이제 여기에 개발 공부(?)는 없다. 당분간은....
갑자기 맞이한 방학
갑작스럽게 마지막 주에 공지가 뜬 방학 소식
25일부터 31일까지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거의 빈틈없이 일을 만들어서 알차게 방학을 사용했다.


분명 불과재인데왜난물의길을 보고온것같조
3시간 넘어서 카라멜 팝콘 라지를 다 먹었다
이거 다 먹은 적은 처음이다
물론 재미있었습니다.


어쩌다가 쉬는 날에 판교를 다녀왔는데요
기억에 많이 남는 날이 될 것 같네요..



연말에 방학을 가지는 또 다른 지인과 모각작을 하러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카페에 가는 것처럼 왔다.
밀린 블로그 글이나 하나 써야겠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데 의외의 공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을 느끼고 갔다.
서가 한쪽에 놓인 방명록을 무심코 펼쳤다.
그곳엔 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깊이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원래 별생각 없었는데. 그냥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해져서 돌아간다.
글로 풀기가 어려운 그런 느낌


그래도 그 순간에 바로 적어놓은 메모가 있더라
뭐.. 그랬대요
이게 뭔지 아시는 분...




올해 시간이 생길 때마다 자꾸만 찾았던 그 동네
나도 좋아하는 장소, 음식, 놀거리가 있었구나
스케이트는 너무 재미있던데요.. 생각보다 잘 타는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요즘 핫하다는 그 장소도 다녀왔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막 많지는 않았다. 추워...
12월의 고민들
이번 달은 다양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던 달인 것 같다.
극단적 부질없음, 의미 없다 병, 공허감, 다 재미없음 같은 감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월말쯤 돼서는 많이 괜찮아진 것 같으나,
초반엔 정말 모든 게 재미없고 의욕이 없었던 것 같아 친구에게 털어놨던 기억이 있다.
막연하게 꿈꾸던 회사 중 한 곳에 덜컥 들어오게 되었다.
사실 엄청난 사명감이나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기보단,
그냥 남들 하듯이, 흐르는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니 운 좋게 닿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목표했던 곳에 오고 나니, 동력이 툭 끊긴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는 스터디도 하고, 기술 블로그도 쓰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궁금했는데
요즘은 퇴근하면 코드를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회사에는 진짜 개발을 사랑하는 '순수 실력자'들이 보인다.
그들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발을 진짜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더 나은 대우와 환경을 위해 좋아하려고 노력했던 걸까?"
나의 열정이 사실은 '생존 본능'이나 '불안'에서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 결론은 못 내렸다.
다만, 지금 당장 그들처럼 달릴 수는 없다는 건 인정하기로 했다.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니 비로소 '생활'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기능적인 면에만 치우친 인간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효율성을 핑계로 수많은 것들을 '노이즈' 취급하며 살았다.
항상 내 블로그에 적힌 것들, 누군가 나를 보면서 했던 말들
나라는 사람이 너무 불완전, 불안정한 것 같다는 말들
이 원인들을 아무래도 찾은 것 같다.
키워드는 솔직함에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솔직하고 남에게도 솔직해야겠다.
내 문제들을 피하지 말고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솔직하게 나를 진단해 보니, 방향이 나오는 것 같아서 희망을 가지고 있다.

12월은 유난히 길었던 것 같다.
많은 일들이 있었기도 하다.
알차게 보낸 것 같아서 좋다.
업무든, 생활이든, 생각이든 꽉 차있었다.
25년은 내 삶에서 큰 변화가 있었지만
내년은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것 같다.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생각이 이제 슬슬 많이 들기 시작했어요
미래의 나야 잘 봐도
안녕 2025년~
2025년 정리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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